[검증] 연 +66% 수익 = 강세장 덕인가, 진짜 알파인가

레버리지를 올리기 전, 포트폴리오 수익이 강세장 부풀림인지·알파가 소멸 중인지 실제 데이터로 검증한 기록.

더 벌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멈칫

연 +66%, 최대낙폭(MDD) −8.8%

운용 중인 my액티브 퀀트 포트폴리오(서로 다른 두 시장의 시스템을 절반씩 묶은 구조)는 5년 백테스트 결과다. 수익률 대비 낙폭이 이례적으로 얕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욕심이 든다.

낙폭이 이렇게 낮으면,위험을 조금 더 감수(레버리지를 더)해서 수익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지 않나?”

CAGR을 위해 MDD를 일부 내주는 trade-off의 sweet spot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레버리지를 올린다는 건 결국 “이 수익률이 앞으로도 유지된다”에 베팅하는 일이다. 키우기 전에, 나는 두 가지를 의심했다.

 


의심 ① — 이 +66%, 그냥 ‘강세장 덕’ 아닐까?

2021~2025년은 위험자산의 대세 상승장이었다. 만약 이 수익의 대부분이 “시장이 올라줘서” 나온 것이라면, 시장이 꺾이는 순간 레버리지는 독이 된다.

**강세장에 올라탄 베타(beta)**를 **알파(alpha)**로 착각하는 건 퀀트의 흔한 자기기만이다.

 

검증 방법. 포트폴리오의 일별 수익률을 시장 지표에 회귀분석해서, 수익을 두 조각으로 분해했다.

  • 베타: 시장을 따라가서 번 몫 (시장이 꺾이면 같이 꺾인다)
  • 알파: 시장이 어떻든 무관하게 번 몫 (진짜 실력)

결과.

구분해석
시장 설명력(R²)0.08수익의 8%만 시장으로 설명됨
연수익 중 베타+3%p강세장 덕은 이게 전부
연수익 중 알파+49%p나머지 대부분이 시장 무관
시장 횡보 가정 시CAGR +61%거의 그대로
강한 베어장 가정 시+42%시장이 폭락해도 플러스

결정적으로, **실제 2022년 약세장(위험자산이 반토막 난 해)**에도 이 포트폴리오는 +22.7%였다.

5년 동안 손실로 끝난 12개월 구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의심 ① 해소: 이건 강세장 부풀림이 아니라 시장중립 알파였다.

의심 ② — 그럼 진짜 위험은 ‘알파 소멸(decay)‘이다

알파는 시장이 꺾여서 죽는 게 아니라, 닳아서 죽는다.

같은 엣지에 돈이 몰리면(crowding) 수익원이 압축되고,

어느 순간 그냥 사라진다. 이게 퀀트의 진짜 적이다.

 

나는 평소 거래 대상을 주기적으로 계속 갈아끼우는 동적 운용 방식으로 이 문제를 상쇄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믿음은 검증이 아니다…!

내 포트폴리오는 성격이 서로 다른 십여 개의 독립 슬리브로 짜여 있다. 각 **슬리브의 전반기 vs 후반기 위험조정수익(Sharpe)**을 비교해봤다.

1차 결과: 네 개 슬리브(편의상 A·B·C·D)가 후반기에 눈에 띄게 약해 보였다. “역시 일부는 닳고 있나” 싶었다.

 

의심 ③ (자기검증) — 진짜 decay야, 아니면 그냥 ‘요즘 장세’ 탓이야?

여기서 멈추지 않은 게 이 글의 핵심이다.------------------아아아!!!!!!!!

의심 또 의심쓰..

 

전반/후반 단순 비교에는 함정이 있다.

예외적으로 좋았던 초창기를 ‘전반’에 몰아넣으면, 멀쩡한 전략도 ‘후반이 나빠진 것’처럼 보인다. 진짜 decay인지, 아니면 그냥 최근 장세(레짐)가 그 전략에 불리했던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네 슬리브를 연도별로 쪼갰다.

전략(sleeve)가장 나빴던 해그 이후판정
A2022 (약세장)회복·안정시장의존
B2022최근이 오히려 최고치시장의존
C2022이듬해부터 강하게 회복시장의존 (단 crowding 장기 관찰)
D(우하향처럼 보임)최근 음수의심 잔존

A·B·C는 명백히 레짐(시장의존) 효과였다. 모두 2022년 약세장이 최악이었고 그 뒤로 회복했다. “약해 보임”은 decay가 아니라 그 해의 시장 환경 탓이었던 것.

하지만 슬리브 D는 우하향 추세 + 최근 음수라 의심이 남았다. 여기서 어물쩍 넘어가면 안 된다.

 

끝장 검증 — 오염된 지표 말고, 신호의 ‘원천 엣지’를 본다

자본곡선(equity) 기반 Sharpe는 레버리지·수수료·장세가 전부 섞인 오염된 지표다. 알파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보려면, 전략의 원천 신호 엣지 자체를 봐야 한다.

그래서 봇이 실제로 쓰는 신호 로직을 전 기간에 대해 그대로 다시 돌렸다. 레버리지와 비용을 벗겨낸 순수 엣지를, 시장 환경(횡보장 / 추세장)별로 분해했다.

(여담: 처음에 의심이 들었던 건, 여러 기간 조각을 이어붙인 시계열의 꼬리 구간에 계산 오류가 있어 음수가 찍혔기 때문이었다. 엔진을 직접 재현하니 정상값이 나왔다 — “이어붙인 요약 데이터를 믿지 말고 원천을 재현하라”는 교훈.)

 

결과.

연도202120222023202420252026
전략 D 위험조정수익(Sharpe)1.42.41.41.31.41.4
  • 매년 일정하게 유지된다. 2025·2026도 과거와 똑같이 건강하다.
  • 시장 환경(횡보/추세) × 시기(초기/최근) 네 칸을 다 봐도 전부 플러스. 오히려 최근 횡보장이 초기보다 더 좋았다.

의심 ③ 해소: 슬리브 D는 decay가 아니었다. 앞서 본 ‘약세’는 이어붙인 데이터의 아티팩트였을 뿐.

결론 — 지금은 안전하다, 그리고 계속 감시한다

검토한 네 슬리브 중 구조적 알파 소멸로 확정된 건 0개였다. 전부 레짐(시기 특성)이거나 안정. 즉, 지금 돌아가는 포트폴리오는 알파 소멸 위험에서 현재까지는 안전하다.

그리고 이건 한 번 확인하고 끝내는 게 아니다. 매일 자동으로 슬리브별 수익 분포의 변화를 감시하는 decay 모니터가 돌고 있다. 분포가 백테스트 대비 통계적으로 틀어지기 시작하면 경보가 울린다 — 알파가 닳기 시작할 때 잡아내기 위해서다.

세 가지를 남긴다.

  1. 내 수익을 의심하라. 특히 좋을 때. 베타를 알파로 착각하는 순간 레버리지는 흉기가 된다.
  2. “약해 보임”과 “구조적으로 죽음”은 다르다. 레짐과 decay를 구분하지 못하면 멀쩡한 전략을 버리거나, 죽은 전략을 붙잡는다.
  3. 검증은 요약지표가 아니라 원천 신호로. 이어붙인 곡선은 거짓말을 한다.

 

이제야 처음의 질문 — “레버리지를 어디까지 올려 CAGR과 MDD를 맞바꿀 것인가” — 로 돌아갈 자격이 생겼다. 수익이 진짜고,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했으니까. 그 sweet spot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 이 글은 시스템의 사고 과정과 검증 방법론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신호·종목·사이징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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